내리막길에서의 발목·무릎 부담…평지에서 걸을 때보다 3배 높아
발가락에 무리하게 힘주고 걸으면, 발가락 골절·인대 부상 위험도

봄을 맞아 운동 삼아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겨울 동안 움츠려 있던 관절과 근육을 갑자기 사용하면 허리·발목·무릎·어깨 등의 부위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실제로 봄철에는 등산 후 발목 염좌나 무릎 연골 손상, 전방십자 인대 파열 등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상으로 인한 통증을 무시하고 운동을 하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골절이나 관절염 등의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
등산은 불규칙한 걸음걸이를 통해 평소 잘 쓰지 않는 근육을 사용하게 되고 근력은 물론 지구력, 심폐력 등을 강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운동으로 좋다. 하지만 등산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우선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점검해야 한다.
신체에 이상이 없는 일반인들은 등산을 통해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를 단련시킬 수 있지만 관절에 이상이 있거나 평소 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운동 삼아 산에 오르는 일이 오히려 관절에 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집 근처의 가까운 운동장이나 공원을 찾아
걷는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절 질환이 없는 사람이라도 등산 시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산을 올라갈 때보다는 하산할 때 무릎 부상에 주의한다. 경사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내리막길에서는 발목과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이 평소 평지에서 걸을 때보다 체중의 3배에 이르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은 발가락에 힘을 주고 무리하게 힘을 가하기 마련인데 지속할 경우에는 발가락 골절을 부르거나 인대가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뒤꿈치를 들고 보행하듯이 최대한 부드럽게 지면을 디뎌 다리의 하중이 직접 대퇴부 고관절에 전달되지 않게 한다는 느낌으로 걸어야 한다. 뒤쪽 다리의 무릎을 평상시보다 약간 더 깊숙이 구부려주면 앞쪽 다리의 부담을 훨씬 줄일 수 있다. 물론 산을 오를 때에도 주의한다.
오르막길에서는 보폭을 평지보다 약간 좁히는 것이 이롭다. 정기적으로 등산을 자주
다니는 사람도 산행 중 무릎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럴 땐 즉시 산행
을 멈추고 내려와야 한다.
집에 돌아와서는 통증이 느껴지는 부분을 탄력붕대로 감은 뒤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산을 잘 탄다고 자신하는 사람일수록 무리한 산행으로 인대를 혹사시키기 쉬운데 본인 체력의 70∼80% 정도만 이용해 산행하는 것이 적당하다. 자갈길과 계곡, 계단이 많은 등산로보다는 완만한 경사의 산길을 선택하고 거리는 3km, 시간은 1시간 이내가 관절 건강에 좋다. 중년 여성들은 등산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여성은 폐경기인 50세를 전후해 뼈와 관절에서 칼슘을 비롯한 영양 성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뼈와 관절이
더욱 약해진다. 무리한 산행으로 퇴행성 관절염 등이 악화될 수 있으니 조심, 또 조심
하는 것이 좋다.
이철우 바로병원 대표원장
